흙과 반복적인 행위가 어우러진 작품들이 어떻게 심리적인 어려움을 극복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는지를 질문한다. 자세히 말하자면, 전지구적인 이동의 시대에 새로운 공간에 살면서 사회적, 정치적 현실을 경험하는 이들이 그 지역의 역사를 함유하고 있는 흙을 통해 사회적 소속감을 가질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. 그리하여, 내 작업의 주 주제는 정체성이다. 물질적 소재와 전시는 새로운 공간에서 ‘나’를 만들기 위한 수단이다. 한국에서 나고 자란 내 작품에는 한국적인 요소가 자연스레 반영된다. 그러한 이유로 나는 한국 유산을 작품의 문화적 토대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작품들은 그 한국의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해석 될 수 있다. 작품에는 퍼포먼스와 반복적인 몸짓이 두드러지게 사용되며, 이 두가지는 개인적인 기억에서 만들어 진다. 퍼포먼스의 형식을 통해, 문화적인 고립을 경험하는 이들이 친숙하지 않은 것들에서 친숙한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작품의 의도이다.
또한, 나는 의도적으로 특정 지역에서 생산된 흙을 작품 제작에 이용하며 흙의 물성을 통해, 그리고 그 은유적 의미와 함께, 그 지역에 대한 소유와 커뮤니티 개념에 대해 질문한다. 즉, 작품에서 그 흙이 생산된 지역의 지역성이 강조되며, 이는 관객들이 작품소재인 흙과의 만남을 통해서 작품과 교감 할 수 있도록 한다. 소재의 물질적인 한계에 갇히지 않고 그 소재를 통해 관객들이 사회적, 문화적 함의를 이해하는 기회를 갖는 것. 이것이 내 작업의 목적이며 내가 작품안에서 끊임없이 탐구하는 주제이다.